그 아들의 소원 (3)

내가 형진이를 처음 만난지6년이 지난 후 신문마다 형진이가 입학한지 9년 만에 연세대학교를 졸업한다는 기사로 넘쳐났다. 형진이 어머니는 아들이 공부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형진이를 안고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학교를 같이 다녔다.

대학 때는 몸이 아파 학점을 못 받으면 다시 1년,또 1년…… 이렇게 9년 동안 강의실 곁에서 아들과 같이 강의를 들으며 아들의 곁을 지켰다. 이러한 정성에 감복하여 연세대학교는 형진이 어머니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그 기사내용을 보며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못하고 눈동자 만을 움직일 수 있는 형진이를 통하여 하나님은 이 시대 우리들에게 어떤 말씀을 주고 싶어 하시는지, 또 형진이를 향한 주님의 일하심은 어디까지 전개될 것인지 기대가 되었다. ‘형진이의 졸업식장에 꽃다발 한 아름 안고 가야지….’

연세대 졸업식장에서 축하객들에게 둘러싸인 형진이가 환히 웃고 있었다. 형진이가 연세대를 졸업한 몇 개월 후 2011년 6월 10일부터 연세대학교 소프트웨어 응용 연구소 연구원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됐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형진이의 기적은 형진이의 믿음과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헌신, 형진이를 아는 이웃들의 기도에 주님이 응답하신 증거인 것이다. 형진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민족에게 유익을 주는 주님의 일꾼이 되고 싶은 소원을 가슴에 품고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석, 박사 통합과정 대학원에 진학했다.

척추성 근위축증으로 몸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곳은 오직 눈동자 뿐인 형진이가 이런 일을 이루어 낸 것은 사람이 한 것이 아니라 전능자이신 하나님이 하신 일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 형진이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사모님! 제가 밤에 잠을 자려고 ‘형진아! 잘 자라!’ 했더니 ‘엄마! 꿈에서 만나요!’ 하지 않겠어요? 저는 ‘형진아! 싫어! 잠잘 때만이라도 너와 떨어져 편히 자고 싶다. 너 꿈에서도 엄마 부려먹으려고 그러니?’ 했더니, 엄마! 엄마 가 저를 매일 업고 다니잖아요. 제가 엄마를 업어주고 싶은데 저는 꿈에서 밖에 엄마를 업어드릴 수가 없어서요. 제 소원은 엄마를 업고 한 번 걸어보는 거예요. 엄마! 저는 정말 엄마를 업어주고 싶어요’라는 거예요……”

형진이 어머니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와 우리 소중한사람들 중보기도팀은 7년 동안 쉬지 않고 형진이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그 기도는 형진이의 병을 치료할 특효약이 세상에 나타나는 응답을 반드시 보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간절히 소원한다. 형진이가 어머니를 업고 걷는 일이 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뚜렷한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것의 실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로 나타나기를……. 형진이의 소원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유정옥 사모님의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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