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빚진 사람이 되자
로마서 13장 8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9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오늘 분문에서 바울 사도는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가르칩니다. 예수께서도 제자들에게 당신은 율법을 온전케 하려고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성경전체의 완성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사랑이 빚(채무)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서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사랑의 빚은 하나님께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아들을 보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에서 우리의 생명이 시작되었고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랑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사랑으로 갚아야 합니다. 다만 이 사랑의 빚은 사랑을 준 사람에게 갚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랑의 빚은 그 사랑을 모르는 사람에게 갚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은 이렇게 사랑의 빚이 계속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을 가장 먼저 받은 사도들이 만나는 사람마다 사랑으로 빚을 지워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의 빚 지워주기는 지난 2000여년동안 흐르고 또 흘러서 우리에게까지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싶으면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그 사랑이 우리에게까지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하면 그 길이 밝히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내용은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첫걸음은 그들에게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설교를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설교자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면 아무리 좋은 내용을 전한다 할지라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알던 어떤 분은 열심히 전도해서 많은 사람을 교회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데려다 놓은 사람들이 다 이 분에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는 거에요. 사람에게 실망하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싫어집니다. 그것이 복음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주려는 마음이 생길 때 냉정하게 자기를 돌아보며 몇 가지 분명한 원칙을 세워놓아야 합니다.
첫번째는 내가 사랑을 주려는 대상의 유익만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즉 주되 되돌려 받을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전도사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경제적으로 무척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 어떤 권사님이 그 사실을 알고는 몇 천불을 그냥 도와주었습니다. 감사히 받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권사님이 사역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어떻게든 그 돈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러면 더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럽게 그 간섭에서 벗어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은 아름다웠지만 그 다음이 순수하지는 않았던 것이지요.
우리도 경계하지 않으면 남을 조금 도와주고 이렇게 되기 쉽습니다. “내가 자기를 어떻게 도와 주었는데 나에게 이럴 수가 있어?” 라는 말을 얼마나 흔하게 듣고 또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까?
주님은 생명을 주시고 멸시와 천대를 받으셨는데, 우리는 알고 보면 불신자들도 하는 정도의 친절을 베풀고 그들의 주인이 되기를 원할 때가 많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사랑의 빚을 받은 사람은 일평생 빚진 자의 마음만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 사랑이 나를 통해 흘러나가서 또 그것을 받은 사람을 통해 계속해서 흐르기만을 바라야 합니다. 바울이 그를 괴롭게 하려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보고도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 고 말한 것이 그 마음입니다.
일단 나를 통해 흘러 나갔다면 우리는 할 일을 다 한 것이고 하늘에 기억되는 것입니다. 이 믿음이 없다면 우리의 사랑은 계속해서 수지타산을 따지고 이해관계를 따지는 계산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원칙은 선을 이루기 위해 악을 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사님이 예수님을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이 불탑니다. 그런데 사람을 교회로 끌어 모으기에는 자기가 뭔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학벌이나 경력을 속이는 것입니다. 그 걸 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복음만 전한다면 하나님도 오히려 칭찬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 마음이 전도의 열정으로 불타올라도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일 뿐입니다.
우리는 오직 선한 마음으로 선한 방법만을 사용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이 우리가 전한 예수님의 사랑이 거짓이 되어 버립니다.
마지막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간음, 살인, 도적질 등의 악을 행해서는 안 됩니다. 김치국물을 푼 수저로 흰 밥을 깨끗하게 담아낼 수 없듯이, 거룩한 마음과 거룩한 입술만이 거룩한 복음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습니다.
병자를 위해 기도할 때에도 의인의 기도가 역사하는 힘이 더 많다고 하는 것처럼, 거룩하고 의로운 생활을 하는 성도가 훨씬 더 강력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에도 공격과 방어가 있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다섯 골을 넣고도 여섯 골을 먹으면 패하지만 한 골만 넣어도 한 골도 먹지 않으면 이기는 것처럼 우리가 사랑을 행할 때 무너져서는 안되는 원칙들을 지키는 것은 영적전쟁의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라는 빌립보서의 말씀대로 흠없는 사랑을 완성하시는 복된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 주님 사랑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그 사랑만 전하다가 주님 앞에 가게 하소서.
- 사랑을 주고 잊어버리게 하시고 거룩하고 정결한 마음과 삶의 그릇에 복음을 담아 전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