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인물들 (15) 야곱 3
창세기 33장. 1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서가 사백 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지라 그의 자식들을 나누어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맡기고
2 여종들과 그들의 자식들은 앞에 두고 레아와 그의 자식들은 다음에 두고 라헬과 요셉은 뒤에 두고
3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4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한 때 저는 이 장면을 보고 원래 에서가 이러려고 온 것이었는데 야곱이 지레 겁을 먹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랬다면 왜 성경이 굳이 이 장면을 이렇게 상세히 묘사했겠습니까?
에서는 분명히 야곱을 죽이려고 왔었습니다. 다면 전날 밤 얍복강가에서 일어났던 하나님의 사자와 야곱의 사이에서 일어났던 그 일 이후에 야곱의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뀐 결과로 에서의 마음도 변한 것입니다.
야곱이 그렇게도 원하던 하나님의 축복이 드디어 야곱에게 임한 것입니다. 분명히 아버지 이삭의 축복을 받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전혀 축복을 받은 자의 삶을 살지 못했던 그에게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그것은 삶의 우선순위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세상의 어떤 것도 가볍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얍복강 사건 바로 이전의 삶과 그 다음만 비교해 보아도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저 인간적으로만 보아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뀐 것입니다.
어제만 해도 그는 소유와 자식을 앞세워 보내고 자기는 뒤에 남아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에서가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니 혹시 그들은 무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마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자기의 목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밤이 지난 후의 야곱은 당당하게 그들을 자기의 뒤로 하고 에서 앞에 섭니다. 이제 더이상 그에게 자기의 목숨은 삶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하늘의 복은 환경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주어진다는 증거입니다.
얼마 전에 케냐 삼부르라는 곳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척 덥고 척박한 땅인데 사람들이 산다고 합니다. 나뭇가지들을 엮어서 길에서 주운 것들을 되는대로 뒤집어 씌운 집에서 몇 식구가 산다고 합니다.
집안 식구들이 대부분 하루 종일 누워있는다고 하는데 잘 해야 이틀에 한 끼를 먹기 때문입니다. 이틀에 한끼를 먹을 정도니 뭐 그리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까요? 그냥 콩이나 옥수수 조금 끓여 먹는게 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벌써 그 말을 들은지 사 개월 가까이 되었는데 무슨 음식을 앞에 놓아도 그저 감사하고 송구할 뿐입니다. 맛있는 뭔가를 찾는 마음도 없어졌고 그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왕의 밥상을 눈 앞에 둔 것만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왕의 밥상 같은 식사를 하면서도 입맛이 없다고 불평하고 어떤 사람은 밥과 김치만 있어도 넘치는 감사로 그 밥상을 대합니다. 어떤 마음이 천국에 가까운 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 마음은 삶의 우선순위가 바뀔 때에만 일어납니다. 예전에 어떤 큰 부자가 한국에서 잠시 쉬러 와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쉬고 있는 동안에 뭔가를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욕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는 교훈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그 끝없는 욕망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만족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숫자에 상관없이 부자입니다. 불만족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숫자에 상관없이 거지입니다.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만난 하나님의 사자의 축복은 바로 밑빠진 독과 같은 부와 명예와 그리고 목숨에 대한 끝없는 집착을 메우는 하늘의 복이었던 것입니다.
삶의 불행이 어디서 옵니까? 마음의 불만족에서 옵니다. 왜 불만족할까요? 그것이 결국 우리 삶의 마지막에 맞을 마음의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불만족! 그것이 바로 지옥의 다른 이름입니다. 요즘 잘 쓰는 표현으로 하면 “불만이라고 쓰고 지옥이라고 읽는다”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야곱이 받은 하늘의 복을 사모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복을 받은 후에 절뚝 거리며 나아가서 자기 목숨을 편안히 형 에서 앞에 내 놓은 야곱의 평안함 담대함 그리고 만족함이 이 글을 읽는 성도들의 심령을 채우기를 예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