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가 아니라 은혜가 부족하다

웨슬리의 말은 거듭 강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설교자들의 주된 문제는 은사가 아니라 은혜가 부족한 데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일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역이 방해 받는 것은 은사가 아니라 은혜가 부족한 데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은혜의 부족은 비단 사역의 실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은혜가 풍성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은사도 성장하지 않는다. 은사가 성장하지 않으면 사역의 결과도 미미하고, 영적 경험도 부족하고, 신앙생활도 무기력해지고, 설교도 초점을 잃고 무력해진다.

은혜가 부족한 것은 기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큰 은혜는 큰 기도에서 나온다.

하나님은 세상에서 위대한 사역을 행하실 때 사람들을 도구로 사용하신다. 하나님은 집단적으로는 교회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택하신 백성을 통해 사역을 이루신다.

우리가 쓸모 있는 도구가 되려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예비함”(딤후2:21)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거룩한 사람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신다.

하나님의 사역은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 베드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않는 남편이 아내의 거룩한 행실을 통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의 흠 없는 자녀”(빌2:15)들만이 생명의 말씀을 전할 수 있다.

하나님께 성결

세상 사람들은 성경말씀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행위로 기독교의 가치를 평가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죄인들이 읽은 성경이나 다름 없다. 그리스도인은 만민이 읽는 그리스도의 편지이다.

예수님은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라고 말씀하셨다. 거룩한 삶이 관건이다.

불행히도 오늘날의 우리는 그 외의 것들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인다. 교회 사역자와 직분자를 뽑거나 임명하는 과정에서 거룩한 성품은 고려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역사와 계획이 모두 기도를 통해 이루어져 왔는데도 요즘에는 기도의 중요성이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

하나님은 거룩한 사람, 기도의 사람을 도구로 사용하신다. 그런데 오늘날의 지도자들 가운데서 기도의 사람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오늘날 우리는 기도를 교회 직분자의 가장 훌륭한 덕목으로 여기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세상에서 일어나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이 큰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토록 연약하고 흠이 많은 사람들을 통해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나님께 성결’이라고 기록된 깃발이 다시 교회 위에 나부껴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귓가에 다시금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좇으라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히12:14)라는 말씀이 크게 울려 퍼져야 한다.

이것이 신앙생활의 거룩한 기준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자. 오직 이것만이 하나님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점을 간과하고 스스로를 속일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스스로 섰다고 생각하는 순간 넘어진다.

E.M. Bounds 의 ‘기도해야 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