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살피라
로마서 14장 1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
2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느니라
3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
4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매 그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그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라
교회도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이라 그 안에는 여러가지 갈등이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런 갈등들을 이용해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악한 영의 역사 때문에 교회 안에는 세상보다 더 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사람들의 믿음과 신앙지식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갈등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알고 어떤 사람은 모르는 이야기가 있을 때에 세상의 지식은 정답을 판단해 줄 사람이 있지만 신앙에는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지요.
오늘 본문을 보니 로마 교회에도 신앙 지식이 더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주로 음식물에 관한 이야기나 절기를 지키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에서 말하는 대로 믿음이 바로 서 있으면 우상의 제물을 먹어도 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상의 제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것을 먹으면 양심이 더러워지게 됩니다. 죄라고 생각하면서 먹을 때는 그 양심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양쪽이 서로 상대방을 업신여기거나 비난했다는 것입니다. 우상의 제물을 먹는 자는 먹지 못하는 자들을 믿음이 없다고 업신여겼고 먹지 못하는 자는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은 우상숭배나 다름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성도들에게 이 두 가지 면이 다 있습니다. 이 것들은 다 교만에서 나오는 것인데 제 안을 냉정하게 바라봐도 그런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때 그것이 좀 인본주의적인 내용이거나 성경을 잘못 해석하는 면이 있으면 그 목사님을 제 아래로 보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또 어떤 목사님이 저보다 더 영성이 깊어 보이거나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 저도 모르게 그 분을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성도들은 이보다 더 심각하기 쉽습니다. 목회자는 그래도 남의 영혼을 관찰하며 이끌어주어는 직분이다 보니 자기를 돌아보는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교만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과반수 이상의 성도들은 자기를 돌아보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있는 사람은 있어서 교만해지고 없는 사람은 없는데도 교만해지는 것을 정말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믿음의 지식의 가장 첫 번째는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그저 자기를 구원해 주신 그 사랑을 알면 그것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주님 뜻대로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진짜 하나님을 아는 삶입니다.
자기가 무엇인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그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주님과 우리와의 거리는 지구와 달과의 거리와 같습니다. 자기 힘으로 가지 못할 거리를 오직 주님의 은혜로 가는 것입니다. 아직도 수십만 킬로미터가 남아있는데 자기보다 100미터 뒤에 있다고 비웃는 사람이 어떻게 주님의 은혜를 아는 사람이겠습니까?
믿음이 연약한 사람이 남을 비방하는 것도 교만에서 나옵니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내세우는 것은 교회를 다닌 햇수입니다.
그들의 지식은 그동안 읽은 성경과 들은 설교 중에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 기억한 것이 다입니다. 더 답답한 사람은 설교자는 전혀 그런 뜻으로 하지 않은 것도 자기 좋은 대로 해석을 하고 그걸 가지고 우기는 사람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다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삶과 그 말씀들을 기억하고 순종하는 일만 하면 됩니다. 혹 주님께서 특별한 것을 깨닫게 하실 때도 자기가 특별해서 받은 것이 아니니 그럴수록 더 겸손히 순종하고 섬기면 되는 것입니다.
맹인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이야기를 잘 아시지요?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그와 같습니다. 아무리 사람이 뛰어나도 하나님을 완전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것을 어떻게 알아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다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하느냐입니다. 얼마나 높아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낮아지느냐입니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주님의 뜻대로 일하느냐입니다.
당신이 어디에 서있든,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든 그것이 남을 업신여기거나 비판하게 만든다면 그동안 해온 신앙생활이 좋은 약의 역할이 아닌 독약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혜는 거저 받은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혹시 믿음의 자부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빨리 버리십시오. 오직 겸손히 섬기고 사랑하는 것으로 자기 삶을 채워 나가십시오.
그렇게 주님을 따라 사는 사람은 반드시 주님의 은혜를 힘입어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고 영생에 넉넉하게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