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의 다락방 공동체의 요청으로 썼던 기도편지

미국에 코로나가 창궐하던 2020년도에 한국 마가의 다락방 공동체의 요청으로 썼던 기도편지입니다.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염병과 이 당시 하던 여러 이야기들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적입니다.

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국 뉴저지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의 담임목사인 조성용 목사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이곳은 지금 코로나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제일 심각한 주는 뉴욕주인데요. 사실은 뉴욕주가 아니라 뉴욕시가 가장 심각합니다. 뉴욕주는 그 크기가 남한의 1.4배정도 되는데요 그래서 뉴욕시에서 먼 지역은 바이러스 전염이 그리 심각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저희 교회가 있는 뉴저지 버겐 카운티는 뉴욕시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서 일을 합니다. 그래서 인구당 감염자 수는 뉴욕시와 거의 같습니다. 저희가 사는 이곳도 세계 최대 재난지역이라는 말이지요.
 
제가 뉴욕에 온지 조금 있으면 만으로 26년이 됩니다. 그런데 처음에도 그런 편이었지만 미디어가 발달된 지금은 한국에 사시는 여러분이 여기에 대해서 아는 거나 제가 아는 거나 정보 자체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들으시는 뉴스는, 이런 재난의 경우라면 제일 심한 경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시는 겁니다. 지난 26년 동안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자연재해 외에 실제 제 피부에 와닿을 정도가 된 일은 9.11사태와 지금 코로나 사태니까 정말 큰 일이 난 것은 사실이지요.
 
한 달 반 전에, 대구에서 한참 난리가 났을 때 박보영 목사님과 통화를 한 내용이 기억납니다.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미국은 코로나 청정지역이잖아?” 저는 “네 그렇지요 목사님”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반만에 세계 최악의 재난지역, 그것도 2,3,4위의 확진자를 합쳐도 안될만큼 엄청난 감염자가 있는 부동의 1위가 되었습니다. 저희 교회에도 80명이 채 안되는 교인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신 분이 한 분 그리고 회복된 사람이 두 분, 그리고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증상은 거의 없는 분이 한 분 있습니다.
 
사망하신 분은 개척초기부터 함께 하셨던 성도님이십니다. 만 95세로 고령이긴 하셨지만 정정하셨는데 코로나를 피하지 못하고 주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감사한 것은 항상 이분의 믿음을 확인하려고 대화를 시도할 때마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하시고 말머리를 돌리셨는데 이번 코로나 감염 이후로는 계속해서 기도를 쉬지 않으시다가 비교적 평안하게 가셨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한 다리만 건너면 사망자와 확진자가 수두룩합니다. 그 결과 한달 반 전 대구보다 의료진들과 경찰 구급대원들의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감염이 되어서 못나오는 직원, 또 두려워서 못나오는 직원들 때문에 일할 사람은 줄었는데 환자는 밀려 오니 환자를 이송하는 경찰 구급대원, 그리고 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은 쓰러질 지경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밥을 사먹을 곳도 다 문을 닫았기 때문에 먹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인 중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거나 주문해서 병원 경찰서 구급대 등에 배달해 줍니다. 이들은 천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더 감동적인 일이 있는데요. 그것은 기독교인들이 병원에 자동차로 모여서 차 안에서 기도회를 여는 것입니다. 영상에 보시는 대로 사람들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경적을 울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병원 관계자들은 옥상위에 올라가서 함께 참여하고 어떤 사람들은 잔디밭에 무릎을 꿇습니다.
 
이 시기에 특별히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은 빈민들입니다. 설마 미국에 끼니를 걱정하는 빈민이 그렇게 많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어디에나 있는 가난한 사람이 미국이라고 없겠습니까? 사실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심합니다.
 
특히 이런 지역의 아이들은 학교 급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데 학교가 문을 닫으니 밥을 먹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영국에도 20키로그램의 식사를 들고 아이들을 찾아 다니는 선생님이 있어서 기사에 나왔지만 이곳의 선생님들도 급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찾아가거나 어떤 학교들은 아예 하루 세끼를 다 만들어서 아이들이 와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답니다.
 
저희 교회에도 이런 일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지금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개의치 않는다고 해도 섬김을 받는 입장에서도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확진자가 생겼을 때는 많은 성도들이 이것 저것 바이러스에 좋다는 것 음식등을 챙겨가서 그저 문 앞에서 기도만 하고 돌아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저도 확진자가 있다는 말만 들으면 우리 교인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고 가서 섬기고 왔는데요 그 분들이 많이 고마워 하시고 또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이지만 이 사태가 지나면 꼭 만나자고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기도를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1.          이 때에 섬기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을 보면서 지금 이삭을 주울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죽어가고 무엇보다 암울한 미래로 마음까지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에 소망의 소식을 전해줄 수 있도록 성도들이 깨어나기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지쳐가고 있는 의료진, 경찰, 구급대원들에게 힘을 주시고 교회들이 이들에게 육적인 힘도 잘 공급하는 사랑의 천사들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이 사태가 지나도 더 이상 이전에 보통이라고 생각하던 그 보통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의 젖줄인 미국이 이런 최악의 사태를 맞는 것을 보면 그 말은 기정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위기가 마지막 부흥의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이 미국의 교회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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