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

로마서 2장 25 네가 율법을 행하면 할례가 유익하나 만일 율법을 범하면 네 할례는 무할례가 되느니라
26 그런즉 무할례자가 율법의 규례를 지키면 그 무할례를 할례와 같이 여길 것이 아니냐
27 또한 본래 무할례자가 율법을 온전히 지키면 율법 조문과 할례를 가지고 율법을 범하는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겠느냐
28 무릇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 육신의 할례가 할례가 아니니라
29 오직 이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지니 영에 있고 율법 조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그 칭찬이 사람에게서가 아니요 다만 하나님에게서니라

우리 말 현대 표현에 “쓸데 없는 데 목숨을 건다” 는 말이 있습니다. 전혀 실용적이지도 않은 일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 이 표현을 씁니다. 유대인들에게 할례가 그랬습니다.

할례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주신 약속의 증표입니다. 그 약속을 받기 위해서는 피흘리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할례가 하나님이 주시는 훈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랑했습니다. 실제로 자신들이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로마서 4장에는 할례는 아브라함이 할례 받지 않았던 때에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신 표라고 설명합니다. 그 말은 그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이미 그 마음이 정해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은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할례의 약속을 주시게 했던 그 아브라함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의 할례입니다. 아브라함은 그 마음이 먼저 할례를 받았는데 유대인들은 몸에 받은 할례만을 자랑했습니다. 그저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했던 것입니다.

좀 민망하지만 육체의 할례와 마음의 할례를 좀 비교해 보겠습니다. 할례는 남성의 생식기의 포피를 제거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할례를 받으면 원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동안 숨어 있던 것이 나옵니다.

베드로 사도가 침례에 대해 “선한 양심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아마 이 말이 마음의 할례에 가장 적합한 성경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음에 할례를 받으면 숨은 것이 밖으로 드러납니다. 그전에는 전혀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던 일들이 아프게 양심을 찌릅니다. 미련하게만 보였던 일들이 지혜롭게 보이고 부럽기만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불쌍하게 보입니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을 하나님께서 보시고 있다는 자각을 가지게 되고 그러므로 그 일들이 하나님께 칭찬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시고 무엇을 미워하시는지 알기 위해 성경의 말씀을 묵상하고 성령님께 자신을 인도해 달라고 간절히 구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율법적인 신앙생활’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짜 정의는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은 없는데 몸으로만 하는 신앙생활을 말합니다.

구약시대의 유대인 회당에 나온 사람 중에도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 심령으로 나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율법시대에 살았지만 복음적인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약의 교회라도 남의 눈을 의식해서 억지로 나와있는 사람들은 은혜시대에 살아도 율법적인 신앙인입니다.

율법적인 신앙생활의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벌을 두려워하는 마음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은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가 망한 것이 율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망하지 않기 위해서 율법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물론 복음에도 영원한 심판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율법적인 두려움은 사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외에 사랑하는 것들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망하지 않기 위해서 율법을 지킨다면 이미 그것은 우상숭배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해서 율법을 지키면 율법의 약속대로 사업이 번성하고 영혼까지 잘되지만 오직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 율법을 지키면 그 목적은 이룰 수 있을지 몰라도 영혼은 멸망하게 됩니다.

율법적인 신앙생활의 마지막 일면은 바로 ‘자랑’입니다. 유대인들은 할례를 자기와 다른 민족을 구별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항상 다른 민족들을 격하할 때 ‘이 할례 받지 않은 무리’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바울은 유대인이 할례를 받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것이며, 그러므로 항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힘쓰는 것이 할례 받은 자가 마땅히 행할 바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을 통해 마음의 할례 받은 사람은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해 한 영혼이라도 살리는 것입니다. 만약 믿지 않는 사람을 한심하게 혀를 차고 있다면 하나님께 받을 책망을 그 머리 위에 쌓아 놓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시고 마음의 할례받기를 사모하십시오. 이미 할례를 받았더라도 혹시 굳은 살이 박히지 않았는지 점검하십시오.

그렇게 참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하늘의 복을 바라며 주께 나아가며, 영혼을 구하는 일에 힘을 다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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