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자의 그늘
짐 엘리옷 선교사의 일기 ‘전능자의 그늘’ 입니다. 깊이 묵상하시면 우리가 얼마나 드리는 것은 없이 받으려고만 하는 신앙으로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10월 7일의 일기
“내가 아주 힘든 시험을 받고 있음을 오늘에야 깨닫는다. 바로 자유시간의 시험이다. 주님은 외적인 활동을 모두 가져 가셨다.
작업도 없고, 쓸 돈도 없고, 할 일도 없다. 이런 날들을 허비할까 두렵다. 오늘 하루는 읽고 쓰고 잠시 기도하며 보냈다.
10월 16일 “오늘밤 주님 안에서 아주 행복하다. 풍부에 처할 줄 아는 문제에서 시험받고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이 나한테 좋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집에 와 살면서 생기는 소소한 일들을 빼고는 아무런 할 일도, 의무도 없다. 건강도 너무 좋다. 교회 상태도 행복하고, 비록 기적은 별로 없어도 교제 안에 형통함의 증거가 있다.
물론 이곳 집에서도 내가 희생의 길을 택하기만 한다면 해결해야 할 부담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주 예수님, 풍부에 처할 줄도 알고 비천에 처할 줄도 알았던 그 사도의 주님이시여. 이번 주에도 제게 신실함을 주소서. 후퇴하지 않게 하소서.”
10월 18일 “어젯밤,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는 깊고 간절한 열망이 나를 사로잡았다.
앞지르는 생각을 기도의 말로 따라잡을 수 없는 시간, 부족함 때문에 숨 막힐 것만 같은 내 모습, 열망은 간절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말은 별로 없다. 그리고 믿음도 그다지 크지 않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10월 28일 “천국의 큰 축복 중 하나는 이 땅에서 천국을 맛본다는 것이다. 영원한 것을 얻고자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바보가 아니다.”
11월 6일 “요즘 영원에 대해 생각한다. 영원은 순식간에 우리 눈을 확 뜨게 하고 우리 입을 말없이 다물게 할 것이다.
영원은 모든 불의를 바로잡고, 순교자들의 피를 신원하며, 이 땅의 무의미한 파멸에 삼켜진 평생의 수고를 해명해줄 것이다. 주님, 저를 탁상공론의 교리에서 건져주소서.”
11월 10일 “그리스도를 얻는다는 것은 안으로 상실을 인정함과 동시에 밖으로 그 상실을 감수하는 것이다.
나도 그분을 위해 잃은 것이 있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아까운 것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바울은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긴다’고 고백했다.
11월 19일 “주님의 일에 한없이 연약하고 무딘 내 모습에 그저 놀랄 뿐이다. 성령님과의 교제가 부족한 듯하다. 그러니 영적으로 힘이 없을 수밖에.
주님, 제 부족함과 뒤로 물러서는 부분을 보여주소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자 누구이겠습니까?
오늘 아침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부르는 진리를 맛본다.
기도가 기도 같지 않을 정도로 기도제목들이 너무 밋밋해 옆으로 밀쳐두고 찬송가를 집어들고는 심령을 뜨겁게 해주는 노래들을 목청껏 부른다.
내 상태에 꼭 맞는 것 같은 찬송들, 찬송이야말로 그 어느 것 못지않게 하나님이 그 백성들에게 주신 은혜의 방편이건만 우리는 그것을 활용할 때가 얼마나 적은가!
11월24일 “주님 저로 완고함이 없이 견고하게 하시고, 독단적 태도 없이 올곧게 하시며, 나약함 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오, 영원하신 왕이여 인도하소서. 나 두려움 없이 따르리이다.”